[보고]/책
희망없는 성장통 / 프란츠 카프카 [변신]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흉측스런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발견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술이 금기시되는 작법 혹은 작문의 세계에서 유일한 '예외'로 인정되는 도입이다. 아마 카프카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변신'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 도입만큼은 충분히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변신'은 '부조리' 그 자체이다. 어느날 아침,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벌레'로 변해있는 것을 알게 된 그레고르 잠자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아휴 몰라 잠이나 더 자고 생각해보자" 하며 이불속을 파고 들 뿐이다. 당연히 꿈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어쩌면 그레고르에게는 '내가 지금 벌레가 됐다'는 믿기지 않는 현실 보다는 '무슨일이 있어도 여섯시 기차를 타야한다' 하..
2022. 11. 1.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