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시작점은 어디였는지 모르겠다.
2022년 9월. 8년간 다닌 스타벅스를 때려치우고 나올 적, 나의 선택지에 '개인카페'는 없었다.
종종 호기롭게 문을 여는 동네 카페들을 보며 '어휴, 망하려고 개인카페를 차려' 라며 혀를 끌끌 차던 사람. 나야 나.
나는 몰랐다. 불과 8-9개월 후, 내가 창업 준비를 하고 있게 될 줄은.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10.gif)
그냥 어느 한 순간, '아 내 꺼를 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저렇게 포장하지면 이래저래 먹고 사는 게 쉽지 않았다는 뜻.)
나조차도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니가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마음속에 늘 카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거야."라고 말해준, 몇몇 지인들의 말이 힘이됐다.
그래, 갑작스러운 결정이나 일탈이 아니라... 이건 '꿈을 실현하는 일'이야.
가족들의 반응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호의적이었다.
내가 이제까지 뭘 이뤄놓은 건 없지만, '망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큰 메리트로 작용한 듯 했다.
역시...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길 잘했어...
그리고 6월 3일.
괜찮은 상가자리가 나왔다는 부동산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자리는 시장 입구 길가에 위치한 반찬가게.
보증금은 2000 세는 120.
월세에 대한 나의 마지노선은 80 언저리였으므로, 당연히 계약은 못하겠구나 싶었지만 그냥 요즘 어떤 상가들이 나오는지 구경이나 해보자~ 싶어서 가게 되었다. 그런데,
상가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쾌적했으며, 지금 현재도 성업중인 반찬가게였다.
이렇게 잘 되는데 왜 내놓으시냐, 했더니 이런 저러한 가정사를 말씀해주셨는데 잘 생각 안 나니까 패쓰.
나오는 길에 보니까 장사를 하는둥 마는둥 해도 주변에 카페가 두 개나 있었으며, 어차피 월세도 내 한계를 넘어서는 금액이었으니 다른 걸 기다려보자, 생각하는데...
![](https://t1.daumcdn.net/keditor/emoticon/friends1/large/011.gif)
그런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부동산 아주머니가 저~어기 시장 안 쪽을 가리키며
"저기도 한 번 그냥 보실래요?"
아주머니의 손가락이 가리킨 자리를 보며,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 저기가 나왔다고요?"
이딴 허름한 가게를 보고 뭘 그렇게 놀랐냐고?
저 자리라 함은... 이 동네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꽈배기집 자리' 였으니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저 창을 열고 꽈배기를 팔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나가고 없다니 당연히 놀랄 수밖에.
사정을 들어보니 이차 저차 삼차 하여 보증금 깎아 먹고 '도망' 비슷하게 가버렸다는 뜻.
(그러고 보면 모든 임대차 계약에는 참 사정들이 많다.)
문은 잠겨 있어서 들어가 볼 수 없었지만, 나는 뭔가 느낌이 왔다.
아, 이 자리에서 내가... 장사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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