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드는 자리를 찾았으나, 이건 순간의 감정에 이끌려 구매했다가 단순변심에 의해 환불할 수 있는 거래가 아니므로, 조금 신중하고 싶었다. 마음은 굳혔지만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정말 내 인생에 있어... 가자 큰 결정의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능수능란한 중개사들은 잠시의 생각할 시간도 허락하지 않았다.
'내일 모레 계약금 걸겠다' 는 아빠의 말에도 불구하고,
"사장님~ 솔직히 말해서 이 자리 들어오겠다는 사람 많아요... 더 좋은 조건으로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젊은 사람(나)이 새로 해보겠다고 하니까 제가 보여드린 거예요~"
라며, 사람 조급하게 만드는 중개사님.
결과는?
결국 그 날 계약금을 걸었다.
그리고 그 주 토요일에 대망의 임대차 계약을 하게되었다.
임대차 계약 호구에 관한 괴담들이 하도 넘쳐나길래 오전엔 '임대차 계약 주의사항' 등의 키워드로 유투브 시청도 잔뜩 하고 갔다. (혹시나 계약을 앞둔 병아리 사장님들은 꼭꼭!!! 유투브 참고하고 가시길)
정말 소름끼쳤던 것은...
이 날 유투브 시청을 하고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내가 들어갈 자리의 이전 사업자가 폐업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 (꼭 확인하세요 꼭!!)
나는 그나마 운이좋아(?) 이전 임차인이 연락이 닿아 서류 처리가 금방 된 편이지만, 임대인과 사이가 좋지 않게 나간 임차인들은 '엿먹어라' 하는 심보로 연락 두절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건 건물주가 똑똑하게 챙겨야 하는 부분인데, 내가 들어가는 건물의 주님은 전혀, 정말 전혀 모르시더라. 결론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것. 내 권리와 돈은 나만이 지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절차가... 꽤나 복잡해진다.
계약을 하고... 드디어 키를 받아들었다.
이전 임차인의 취향인지 아주 레트로한 감성의 키링이 달려 있었는데, 당장 뜯어버리고 새로운 시링을 달아주었다.
드디어 내 가게. 내가 문 열고 들어갈 공간이 된 이곳.
허름하고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는 이 곳.
여기는 복층. 창고와 휴식공간으로 예쁘게 꾸며보리라.
계약과 동시에 인테리어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제 서류준비 시작.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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