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 2023. 2. 24. 10:22

대한항공의 패착, 스카이패스 제도 변경 시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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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여행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이면 하나같이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곤 했습니다. 저는 기껏해야 어쩌다 한번씩 저가항공을 이용해 가까운 여행지를 오갔던 것 뿐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대한항공에 꽤나 많은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던 유저들 사이에선 큰 화젯거리였습니다.

 

대한항공 항공기 이륙사진

 

대한항공이 밀어붙인 '제도변경안' 무엇?

 

 

2020년 대한항공은 스카이패스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2022년 2월부터 스카이패스의 회원 등급을 모닝캄, 모닝캄 프리미엄, 밀리언 마일러(기존 3개등급)에서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총 4개 등급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것이죠. 모닝캄에 해당하는 실버의 허들을 1만 마일리지 혹은 10회 탑승으로 대폭 낮추었으며, 골드를 신설하여 4만 마일리지 수준에서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를 달 수 있도록 하여, 전반적으로 아시아나클럽과 비슷해졌다고 볼 수 있는 개편안이었습니다. 

 

'독'이 된 스카이패스 개편안

 

문제는 등급 산정 기간이 1년으로 매우 짧아졌다는 점이 었습니다. 기존 모닝캄이 가입 후 최초 1회 무제한, 이후 2년으로 적어도 한번은 모닝캄을 시켜주는 것에 비해서 혜택이 축소되었으며, 아시아나클럽도 산정 기간이 2년이고 평생회원 제도를 유지 중인 것을 생각하면 많이 아쉬워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얼핏 보면 아시아나처럼 상용고객의 허들을 비교적 낮춘 것처럼 보이나 등급 산정기간이 1년이라는 것은 가장 큰 독소조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모닝캄 수준인 실버까지는 미주 왕복으로 어떻게든 채워질 수 있으나, 골드부터는 1년에 4만마일리지를 채워야 하는데, 이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또한 그렇게 어렵게 승급을 하더라도 유지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승급을 하더라도 상위등급의 메리트를 크게 누릴 수 있을지도 소비자들에겐 의문으로 다가왔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년에 대한항공 10만 마일 or 70편 탑승기준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유지하려면?

1. 탑승거리 기준 거의 매달 미국이나 유럽을 다녀오기.

2. 탑승횟수 기준 중국 일본을 거의 일주일에 한번 왕복하기 / 국내선이라면 일주일에 4회 이상 탑승하기 

 

쉽지 않죠?

 

더욱이 대한항공의 경우,

상당히 안정적인 상용회원 우대 제도가 있었기에 평생의 목표를 이것으로 삼으며 열심히 대한항공 마일을 모으는 충성 고객을 유치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일시에 개편되어 사라져버린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행을 코 앞에 앞둔 시점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개인 SNS를 통해 대한항공을 크게 비판하기도 했죠.

 

원희룡 장관 페이스북 대한항공 비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개편안 전면 재검토 발표

 

그런 여파였을까요?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거리’로 바꾸는 내용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백지화하고, 마일리지 적립 및 공제기준 변경, 신규 우수회원 도입 등 마일리지 제도 전반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습니다. 

 

정부에 이어 국회까지 나서 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등 압박에 나서자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 시행을 보류한 데 이어 전면 재검토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업계에서는 사실상 기존 개편안이 백지화되고 새로운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부디 대한항공이 충성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새롭게 제시해주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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