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 2023. 1. 1. 11:15

싸움을 위한 싸움 [나의사랑, 나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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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무언가가 있진 않아도 소소한 메시지가 있을 것 같아 본 영화.

하지만 남는 건? 글쎄... 아무것도 없다.

조정석과 신민아의 발견? 혹은 재발견? 아니. 그 두 배우는 이미 그 동안의 필모그래피에서

이 작품을 능가하는 커리어를 충분히 만들어 왔다. 

 

이 영화의 문제점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영화를 지배하는 '명분'이 없다.

매일 싸우지만 이들이 도대체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

미안하다고 하지만 왜 미안한지 모르겠고, 정작 화 낼만한 일들엔 어찌나 쿨한지.

특별한 사건이 있지 않더라도 서서히 변해가고 권태로워지는 결혼생활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랬다면 이 영화를 '집들이' '첫사랑' '음란마귀' 등등 자질구레한 챕터들로 나눠선 안됐다.

시간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일정한 흐름을 가져가야 했었다.

 

 

친구들에게 가오 잡으려 한 밤중에 집들이를 벌이고, 첫사랑과 재회해 묘한 설렘을 느끼고,

서로를 참아낼 수 없을만큼 위험한 관계에 도달... 하지만 결국은 사랑을 지킨다...

이게 도대체 언제적 에피소드인가.

아무리 이명세 감독의 원작을 참고했다고 하더라도,

신민아, 조정석 이 파릇파릇한 배우들을 가지고 이 정도 에피소드밖에 못 만들어내는건

분명 감독의 역량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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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그림? 이것도 다 곁가지일 뿐이다.

영민을 좀 더 그럴싸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면 수십번 수백번 우려먹은 방법일지라도

'시'로서 아내에게 보답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든가.

그가 쓴 시엔 온통 결혼에 대한 회의가 자리잡고 있는게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론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영화의 모순이다.

 

그나마 건질만한 메시지는

'여자에게 첫사랑은 처음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라 지금 사랑하는 사람의 첫 모습이다.' 정도.

 

시간 죽이며 소소하게 보긴 좋지만,

보는 내내 머릿 속에 물음표가 떠나지 않는다.

실상, 영화로 만들어낼 꺼리가 아니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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