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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에는 자신을 존중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무례한 태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고통스러운 관계속에 내버려두지 않으며,
원하는 것을 주장하고, 상처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밝히는 것도 자존감입니다.
>> 타인이 나쁜 사람이라 나를 만만하게 봐서 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동안 충분히 '그럴만한' (그럴만한 = 다소 무리한 부탁들 하더라도 언제나 '예스'라고 대답하는, 어쩌면 무거운 책임감과 업무를 보람으로 느끼는)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저 사람은 도대체 왜 저러나' 하면서 타인을 욕하기 바빴지만,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내가 자초하고, 내가 벌린 일이다. 나는 존중하지 못한 결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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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절, 저도 힘들고 어려운 일을 자처하고,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작은 실수에도 지나치리만큼 미안해하곤 했습니다.
스스로를 누구에게도 환대받지 못할 부담스러운 존재나 쓸모없는 짐짜거럼 취급했던 것이지요.
>> 어린시절, 학급에 필요한 물품을 구비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손을 들고 '내가 하겠다'고 외쳤다. 나의 '가치'보다는 '쓸모' 로 인정받길 원했던 미숙한 시절이었으니까.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힘들고 궂은 일은 내가 도맡아서 했다. 그게 그 당시에는 책임감인줄 알았는데, 물론 책임감도 어느정도 포함이 되었겠지만 '나는 이런 궂은 일을 하기에 마땅한 사람'이라는 자기 인식이 내면 깊숙히 뿌리박혀 있었던 것이다. 이런 것까지 해야 내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마음.
그러나 지나치게 자신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겸손도 미덕도 아닙니다. 쓸데없이 미안해하는 것도 결국 나를 아끼지 않은 내 탓일 뿐입니다.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 나는 이런 경우를 자주 겼는다. 좋은 식사 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서 역과 좀 동떨어진 식당을 예약한다. 일행은 목적지까지 걸으며 '멀다' '머네'를 연발한다. 그럼 나는 미안해한다. "제가 좀 가까운 장소를 고를걸. 죄송해요." 돌이켜 생각하면 다 말도 안 된다. 나는 이렇게 나를 지켜내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이런 내가, 그 동안 어디서도 나를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은 필연과도 같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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