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책
진흙탕을 걷는 기분 [박상영-1차원이되고싶어]
박상영 작가의 [1차원이 되고 싶어]를 하루만에 다 읽었다. 나는 소설 속 '나'의 사랑이 참 이기적이고 무모하다, 라고 생각했다. 손을 잡으면 함께 시궁창으로 굴러 떨어질 것이 분명한 '태리'와의 관계야 백번 천번 이해한다고 하지만, 세상에 나를 있는 그대로 내놓을 수 없다면, 내 사랑 역시 조용히 뒤에 숨기는게 맞는 선택 아니었을까. 그가 '윤도'를 상대로 가졌던 감정은, 사랑을 하는 당사자로서 지극히 온당한 마음이다. 설렜다가 사랑했다가, 빠져들었다가, 증오하게 되는 것. 이렇게, 사랑의 다음은 '덜 사랑'이 아니라 '증오'라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책과 영화, 드라마를 통해 이미 체득해왔다. 하지만 '나'는 '태리'처럼 쓰레기통에 처박힐 용기도 없으면서, '무늬'처럼 전교 왕따가 될 자신도 없으면..
2022. 11. 10. 10:43